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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택배 '홈픽'에 담긴 최태원의 '공유 경제' ( 2018.7.18 the bell 박기수기자)

SK·GS 주유소 임대료 수익 연 36억 증가·스타트업 성장 '상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구상한 '뉴(New) SK의 공유 경제'가 실제 모습을 일면 드러냈다. 다음 달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C2C 택배 서비스인 '홈픽(Homepick)'을 통해서다. 서비스 상용화가 이뤄지면 고객은 편리한 택배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SK에너지와 사업 합작사인 GS칼텍스는 주유소의 유휴 공간으로 임대료 수익이 발생한다. 합작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과 고용 창출 효과까지 나타날 수 있다.
 
최 회장은 SK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역설해왔다. 2013년 카이스트(KAIST)와 사회적 기업 MBA 과정을 신설하는가 하면, 옥중에서는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는 책을 써 출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재무제표상 사회적 이익을 창출한 정도를 수치화해 표기하는 '더블 바텀 라인'을 현실화할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 회장의 '공유 경제' 구상이 모호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윤 창출을 최우선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사회 공헌 성격의 활동으로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냐는 지적도 있었다. 최 회장은 4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사회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내야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자칫 사회 공헌으로 비칠 수 있는 수익 모델 변경이 오히려 이윤 창출에 효과적이라고 주장한 셈이다.
 
최 회장의 구상은 내달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홈픽'에서 드러난다. 16일 강남구 삼성로 주유소에서 열린 홈픽 설명회에서 이명희 네트워크사업개발 팀장은 "경쟁자와 공공기관, 스타트업, 지역사회 커뮤니티 등이 보유한 인프라를 공유한다면 비효율을 효율로 바꿀 수 있다"면서 "주유소에서 로컬 물류를 하자는 홈픽 역시 장기적인 생존과 지속 성장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홈픽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CJ대한통운, 스타트업 물류회사 '줌마(Zoomma)'와의 합작으로 태어난 신개념 C2C(개인 간) 택배 서비스다. 고객이 지정된 장소에 위치한 물건을 지정된 시간에 가져가 달라는 주문 신청을 넣으면 줌마 소속 홈픽 기사가 물건을 수거해 주변 거점 주유소에 집화한다. 이후 오후 5시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기사가 거점 주유소에 쌓인 물건들을 일괄 수거해 최종 배송지로 운송한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홈픽 사업을 제공하며 발생하는 당장의 이익은 주유소 임대료다. 설명회 현장에서 기자와 만난 김영민 줌마 대표는 "줌마가 택배 집화장으로 SK와 GS 주유소의 일부 공간을 임대해 쓰는 것"이라며 "장소에 따라 임대료 차이가 있겠지만 주유소 별로 한 달간 50만원~70만원 사이의 임대료를 낸다"고 말했다.
 
홈픽 서비스는 전국 600여 곳의 주유소에서 시행된다. SK에너지 주유소와 GS칼텍스 주유소의 비율은 5:5다. 월 임대료를 50만원으로 가정하면 홈픽 서비스로 양 사가 벌어들이는 임대료는 연간 36억원에 이른다. 주유소 내 유휴 공간을 이용해 부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주유소는 특성상 사람들이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고 특유의 기름 냄새가 나는 등 식당이나 카페 등이 들어서기 쉽지 않다"면서 "상자를 쌓아두는 공간으로 쓰이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업의 동등한 파트너 입장인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대기업 인프라를 통해 기업 외형을 키울 수 있다. 김영민 줌마 대표는 "줌마의 목표는 C2C 택배 시장에서 선두 주자가 되는 것"이라며 "3년치 목표 달성을 위해 5000여 명의 택배 픽커(Picker)가 필요해 사업 활성화가 이뤄진다면 고용 창출 효과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배송을 맡는 CJ대한통운도 집화량이 증가하고 분산돼있던 집화장이 한 곳으로 집중돼 효율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홈픽 합작 프로젝트에 다방면으로 SK 측에 방법론을 제시했다"라며 "홈픽 서비스가 상용화하고 사업 규모가 커질 경우 C2C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집화가 효율화할 수 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는 8월 전국 600여곳의 SK주유소와 GS주유소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는 홈픽은 오픈 특가로 3990원의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상 가격은 5500원으로 부피나 무게에 상관없는 단일 가격이다.
 
기사 원문 : http://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807170100030470001944&svccode=00&page=1&sort=thebell_check_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