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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의 우려요인 “공유거래 플랫폼은 사업자? 비사업자?”
지난 시간에 이어 공유경제가 가지고 있는 우려요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기존공급자와 기존생산자의 문제는 아직도 풀리지 않은 문제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기반에는 우리나라의 제도적 기반에서 기인한 문제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공유경제 관련 법제도가 미비하여 공유거래가 합법인지 불법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수요자, 공급자, 플랫폼 등 거래 당사자들은 법적리스크를 부담해야 합니다. 2015년 2월 4일 금융감독원은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8퍼센트”에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라고 통보 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자금공개 모집은 대부업법,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기 때문인데, 개인들이 자금을 거래하려면 대부업자로 등록해야 합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이용해 소액의 자금을 일시적으로 거래하는 개인들이 모두 대부업자로 등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머니옥션, 팝펀딩 등 경쟁 플랫폼은 대부업체로 직접 등록한 후 개인 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한 후 자금 수요자에게 직접 빌려주는 구조를 취함으로써 대부업 관련 규제를 우회했고, 금융감독원도 8퍼센트에 머니옥션 등의 사례를 참고하라고 권유한 경우가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우회로를 제시할 수 밖에 없는데에 대해서는 관련 법 규정의 미비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련법규 미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결 과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 선결과제란 (1) ‘공유거래 공급자’, (2) ‘공유 플랫폼’, (3) ‘공유거래 공급자-플랫폼간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여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공유거래의 공급자는 ‘상시적 사업자(permanent supplier)’, ‘비사업자’, 또는 ‘일시적 사업자(occasional supplier)’중 하나로 인식될 수 있는데, 인식 방식에 따라 관련 법제도가 상이합니다. 상시적 사업자로 인식하는 경우, 기존공급자(숙박의 호텔, 차량의 택시기사 등)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세금, 안전 등)를 적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비사업자로 인식하는 경우, 사업자규제 적용대상이 아닙니다. 일시적 사업자로 인식하는 경우에도 기존 법제도가 경제주체를 사업자-비사업자로 양분해서 인식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도 포괄되지 않는 제3의 경제주체로서 규제의 틀에서 자유롭지도, 규제의 틀에 얽매어 있지도 않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새로운 방식의 법제도 마련이 필요한 것입니다.
공유플랫폼 기업은 단선적인 시장의 거래 관점에 근거한 기존 법제도와는 다른 방식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은 직접 서비스를 공급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전통적 의미의 공급자로 간주하기 어렵습니다. 공유거래 관련정보(특히 개인정보 및 결제정보)를 저장하고 해당 정보를 이용해 다른 사업에 진출하기도 하므로 부동산 중개업자와 같은 단순 중개업체로 간주할 수도 없습니다.
공유거래 플랫폼은 공급자 관계를 법제도적으로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도 쟁점입니다. 이는 해당 관계를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법제도가 적용되는지가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공급자 관계를 고용주-고용인으로 간주하는 경우 플랫폼은 최저임금, 복리 후생, 사회보험 등 전통적인 고용규제를 적용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플랫폼-공급자 관계를 원청기업-하청기업의 관계로 간주하는 경우 플랫폼은 상기 고용규제의 대상이 아닐 것입니다.
공급자, 플랫폼, 공급자-플랫폼 관계의 인식문제 중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공급자 인식문제이므로 이하의 내용에서는 공급자 인식문제가 기존 사업과의 마찰, 공유경제 활성화 저해, 지하경제 양산 등 주요 우려사항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에 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만약 공유거래 공급자를 ‘상시적 사업자’로 보는 경우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만약 모든 공유경제의 생산자 즉 공유거래 공급자를 전업 사업자에 대한 각종 규제 등 기존의 사업자들이 받는 규제들을 모두 있는 그대로 적용하면, 높은 규제비용으로 인해 공유거래를 포기하거나 불법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숙박공유 플랫폼을 통해 빈 방(또는 빈 주택)을 소유하는 호스트를 전업적인 숙박업자로 간주할 경우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소방안전 관련 법률이 적용되는데, 이 경우 건물을 상당부문을 리모델링해야 하므로 막대한 규제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호텔 등 전업 공급자는 해당 사업이 주된 소득원이므로 높은 규제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반면 공유거래 공급자는 대개의 경우 공유 공유거래가 부차적인 소득원일 것이므로 관련 규제비용을 지불할 유인이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유거래 공급자들이 규제비용의 산을 넘지 못하고 공유거래를 포기하면 공유경제 활성화가 저해되는 것이고 불법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지하경제를 양산하는데 일조하는 것입니다. 공유거래와 핵심 아이디어는 다양한 공유거래 공급자와 수요자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상호호혜적인 거래를 하도록 중개하는 것에 있으므로 수많은 공급자와 수많은 수요자를 확보하는 것이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입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공유거래 공급자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개념 정립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공유거래 공급자를 ‘비사업자’로 보는 경우는 어떨까요? 공유거래 공급자는 기존공급자와 경쟁관계를 형성하는데, 기존공급자는 상시적 사업자로서 정부의 다양한 규제 하에 놓여있는 반면 공유거래 공급자는 사실상 규제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공급자가 역차별 받을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승차공유의 경우 기존공급자인 택시기사는 미터기 규제 등 각종 관련 규제를 충족해야 하며 세금을 납부해야 하나 우버 등 공유플랫폼을 통해 공급하는 공유거래 공급자는 운송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따라서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현재 카카오 카풀에서도 동일하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숙박공유의 호스트는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에 등록하고 다양한 기준을 충족해야 하나 동 기준 충족여부를 사후 점검하기 어려워 법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에어비앤비, 코자자, 비엔비히어로 등 숙박공유 폴랫폼 대부분이 호스트에게 관련 법 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공급자 역차별 문제는 공유거래 공급자가 기업화할 때 더욱 두드러지는데, 이 경우 상시적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안전 등 의무를 충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세입자 주거위험, 지가상승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숙박공유가 원활히 운영될 경우 임대인은 주택을 공유플랫폼을 통해 상시대여하기 위해 기존 임차인과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위험 역시 존재합니다. 숙박공유는 샌프란시스코 등 인구밀도가 높고 주거시설은 부족해서 지가가 높은 지역의 주거 문제를 경감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는데, 숙박공유가 기업화하면 주택매입 수요를 더욱 증가시키고 기가상승을 부추겨 주거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역시 존재합니다.
이상으로 살펴본 바와 같이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주체들 중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서비스의 대상이 되는 것들(공간, 자동차 등)을 제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성격구분은 종종 민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상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적 기준으로도 공유경제 기업들과 그 생산주체를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공유경제가 최신의 현상이기도 하고, 규제 예상의 범위를 쉽게 넘는 경우가 있어 제도 내로 포섭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공유경제의 불확실성을 규제로서 차단할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는 개방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자료 출처 : 기획재정부, "공유경제관련 제도개선방안 연구", 한국개발연구원>< 사진 출처 : 시사저널, 머니투데이, 경기개발연구원>
기사 원문 : http://sharehub.kr/sharestory/news_view.do?storySeq=1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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