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 개방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을 통한 투명한 사회를 꿈꾸는 코드나무는 지난 8월부터 데이터저널리즘/인포그래픽 작업을 진행했다. 지하철, 무더위 쉼터 그리고 어린이집과 같은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공공데이터 개방의 의미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공공데이터 시리즈의 4번째로 코드나무는 보도블록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자 한다.
하루 70분을 함께하는 보도블록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공공시설물이다. 걸음걸음마다 아로새겨진 추억들도 있지만, 많은 시민들은 보도블록을 ’예산낭비의 대명사’로 기억한다. 수시로 뜯겨지는 보도블록 얘기가 해마다 연말 뉴스를 장식하던 때도 있었다. 보도블록에 얽힌 숱한 말과 이야기 속엔 정작 보도블록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감정적인 반응은 잠시 뒤로하고, 서울 보도블록의 이모저모를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만나보자.
서울시는 올해 7월9일, ‘보도블록 10계명‘을 발표하면서 보도블럭 공사를 투명하게 알리고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보도블록 10계명 이후, 보도블록 교체 공사는 줄었고 보도블록 교체 현장에는 구체적인 공사 개요가 적힌 안내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 열린데이터광장은 물론이고, 서울통계와 각 자치구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보도블럭 공사에 대한 수치나 통계 같은 구체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009년부터 2013년 7월까지 보도블록 교체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있었다. 정보공개청구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진행했고, 서울시로부터 1번의 청구기간 연장통보를 받아, 8월 31일에 청구 자료를 받았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얻은 ’2009~2013 보도블록 교체 현황’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에는 285건의 보도블록 교체 공사가 있었다. 대부분 구간·길이·폭·면적·예산액 등의 상세 정보가 있었지만, 일부 항목에서 공사 금액이 누락되거나 1개 셀에 복수의 값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었다. 예산액의 누락과 PDF 변환 과정에 손실된 데이터 등은 집계·변환 과정에 발생한 것으로 생각되는 사소한 오류로 보이지만, 데이터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도 있었다.
서대문구 홍은동의 보도블록 가운데는 1㎡당 2천만원 꼴로, 10㎡ 교체에 2억3천만원의 예산이 책정된 ‘황금 길’이 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보도블록 교체 예산액이 아닌, (보도블록 교체가 함께 이뤄진) 하수관개량공사 전체 예산액이 취합된 것이라고 답했다. 따라서 면적 당 예산이 유독 많이 투입된 구간 2곳을 제외하고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대문구 사례와 같이 보도블록 예산 외의 금액이 포함되는 등의 치명적인 오류가 남아 있을 수도 있다. 이는 앞으로 공공데이터 법에 따라 대량 공개될 자료들의 검증 작업이 수월하지 않을 것을 시사한다. 이제는 공공데이터 개방 이후 데이터 품질을 검증하는 일을 고민해야 한다.
※ ‘황금 보도블럭’ 사진을 클릭하면 해당 구간의 다음 로드뷰를 볼 수있는 새 창이 뜹니다.
* 임영제 (@iizi_). 데이터 너머에 감춰진 이야기를 찾아 맛있게 빚어내고 싶은 코드나무 활동가.* 이응셋-부엉부엉. 관찰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새벽감성 디자인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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